무한도전 위기안전대책본부가 반가운 이유

무한도전 처럼 장수하는 리얼리티프로그램도 없을겁니다. 하지만 단순히 동일한 패턴만 반복을 했더라면 지금의 무한도전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간 무한도전이 보여주었던 우리사회에 대한 일침.. 그리고 그것에 대리만족화 희열을 느끼며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을 얻었던 우리 시청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무한도전도 있었고 우리 시청자들도 아직까지 무한도전을 즐겁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무한도전 위기안전대책본부?

지난 방송분에서 알려진것은 없었지만 이번주 네티즌들의 제보에 의해 무한도전 박명수가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등장한 사실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해당 현장 사진에는 빛바랜 소복 차림의 박명수가 목에 칼을 쓰고 곤장을 맞을 준비를 하면서 '성난 시청자분들의 곤장 달게 맞겠습니다' 라는 문구와 함께 같이 등장한 것이었습니다.

 

 

이윽고 언론을 통해 무한도전의 위기안전대책본부가 열렸다는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 이유인 즉슨 무한도전의 지난 방송회차 KS대회 스피드레이서 방송에서 박명수가 다른 출연자들의 서포터즈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컨디션을 이유로 잠을 자는 모습이 보였고, 이를 방송에서 목격한 시청자들이 무한도전 게시판에 박명수의 지분을 화끈하게 올려놓은 것입니다.

 

유재석은 그런 박명수를 보고 슬리퍼즈라고 말해 웃음으로 승화시키기도 했지만 성난 시청자들의 질책은 끊이질 않았습니다.

 

결국 박명수 태도와 관련해 '무한도전 선택2014' 선거 공약에 따라 잘못한 멤버가 직접 곤장을 맞는 처벌에 앞서 박명수의 태도 진상 파악을 위해 무한도전 최초의 위기안전대책본부가 개최되기에 이르른 것입니다. 

 

 

 

 

  

약속 지킨 무한도전! 우리 현실은?

박명수의 태도를 문제삼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잘못을 했다고는 분명하게 보여지고 있는 것이고, 그에 따른 처벌을 받기 위해 무한도전 스스로 청문회(위기안전대책본부)를 열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멤버들이 스스로 결정해 처벌을 받기 위한 이 과정이 너무나도 훈훈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무한도전은 국민들과의 약속에서 크게 실망을 안겨준일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무한도전 멤버들 한명 한명의 입이 조심스러워 졌음은 물론 실언을 하더라도 그것까지 이행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멤버들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이번 박명수의 곤장 처벌을 위한 무한도전의 위기안전대책본부 역시 유재석의 대국민 선거 공약을 지키기 위한 그들만의 방법이었기 때문에 반갑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바라보면서 웃고만 있지니 어딘가 찜찜한 기분이 많이 드는것도 사실입니다. 이들은 1~2주나 한두달 전에 한 행동이나 언행을 지키고자 노력하는데, 우리 사회는 아직도 제자리 걸음만 반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속된말로 표현해 웃고 즐기라고 자기들끼리 떠들고 있는 방송인들 조차 자기들이 한 약속을 지키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그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은 커녕 시작하기 위해 아직도 시작하고 있다니 씁쓸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 우리는 또 다시 무한도전을 보면서 대리만족하지만, 방송이 끝나면 어딘가 찜찜한 기분을 간직한채로 그렇게 또 다시 현실에 녹아 들게 되는가 봅니다.

 

차가운 현실을 마주하고 나면 실망감만 가득 느낀채 다시 힘겨운 일주일을 보냅니다. 그리고는 다시 또 무한도전을 보며 희열을 느끼는가 봅니다.

 

결국은 그래서 우리가 무한도전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가 봅니다.